05:40 [익명]

한국에는 없는 말 "불그스름하다" "시퍼렇다" 같은 영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말 같이 영어에도 한국어로

"불그스름하다" "시퍼렇다" 같은 영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말 같이 영어에도 한국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말이 있을까요?

질문을 보니 언어를 꽤 섬세하게 느끼시는 분 같아서 반갑네요. 말씀하신 불그스름하다 시퍼렇다처럼 감각과 정도가 함께 담긴 표현은 사실 어느 언어에나 있고 영어에도 한국어로 옮기기 까다로운 말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영어의 awkward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어색하다라고 번역되긴 하지만 한국어 어색하다보다 범위가 훨씬 넓어서 분위기가 불편할 때 사람의 행동이 굼뜰 때 사회적 상황이 미묘하게 꼬였을 때까지 다 포함합니다. 그래서 딱 맞는 한국어 한 단어로 옮기기 어렵습니다.

bittersweet도 자주 예로 드는 표현인데요. 단순히 달고 씁쓸하다가 아니라 기쁘면서도 동시에 마음 한쪽이 저리는 감정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한국어로 풀면 여러 문장이 필요해지는 경우가 많죠.

serendipity라는 단어도 한국어에 정확히 대응되는 말이 없습니다. 우연히 좋은 일을 발견하는 능력 혹은 예상하지 못한 행운을 뜻하는데 단순한 우연이나 행운과는 결이 다릅니다. 그래서 보통은 뜻을 설명해서 번역합니다.

또 영어의 cringe도 흥미로운 예입니다. 민망하다 창피하다와 비슷해 보이지만 남의 행동을 보고 내가 대신 오그라드는 느낌까지 포함해서 한국어로는 상황에 따라 여러 표현을 섞어야 전달이 됩니다.

이런 단어들을 보면 언어마다 사람들이 중요하게 느껴온 감정과 상황이 다르고 그 차이가 어휘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말은 번역이 안 된다기보다는 그 언어의 삶의 방식이 다르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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